데이지 꽃 위로 밀라비가 날아오르다. 남의 시선에서 보기 좋은 화장품이 아니라, 내 피부가 정말 좋아하는 건강한 화장품이란 어떤 것일까 오랫동안 고민해왔다.어느 순간부터 외면의 아름다움을 위해서 발라야 한다, 지워야한다고 광고하는 화장품들은 수없이 늘어만 갔고, 내면의 피부는 점점 숨을 쉬기 힘들어했다. 늘어가는 피부 질환 환자 수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또한 수많은 화장품들을 담고 있던 플라스틱과 유리용기들은 썩지도 않은 채 고스란히 남아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다. 특히 값비싼 화장품일수록 사용 후 마지막에 남는 쓰레기는 유난히도 묵직했고 이를 버릴 때마다 내 마음은 너무 불편했다.오염된 지구에서 자란 식재료는 다시 우리 인간의 몸속 구석구석을 채우고 피부의 염증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우리는 또다시 그 염증을 덮기 위해 미세플라스틱과 각종 화학성분으로 뒤섞인 화장품을 계속 발라야만 하는 것일까? 소중한 내 피부를 지키듯이, 자연과 지구의 아름다움을 함께 지킬 수 있는 건강한 화장품을 만들어 보겠다는 나의 꿈은 COVID19 바이러스가 통째로 빼앗아간 2020년, 기록적인 여름 폭우와 겨울 한파까지 경험하면서 더욱 간절해졌다.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찾아낸 나만의 건강한 피부관리 레시피를 최상의 원료와 제조과정에 녹여내어 최고의 화장품을 만들겠다는 다짐. 그리고 이를 친환경, 제로웨이스트 소재에 온전히 담아냄으로써, 우리의 피부 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까지도 함께 보호할 수 있는 선한 화장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돌이켜보면 시행착오도 많았고 그건 안될꺼라는 부정적인 답변이 돌아올때가 제일 힘들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 기회란 찾아온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자연을 바라볼 때 내게 해답을 주었다. 100% 천연 밀랍으로 만든 화장품 용기를 개발하고 Clean & Classic Beauty를 꿈꾸다. 지구상에서 수천년 동안 꿀벌이 만들어 온 육각형 구조의 벌집은 꿀벌이 꽃의 당분을 효소분해한 후 다시 분비하는 노란 왁스, 밀랍으로 만들어진다. 그 모양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너무나 완벽하고 신비로워보였다. 심지어 그 분자구조가 플라스틱과 비슷하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라면서 단단하면서도 탄력이 있고, 항균 기능과 방수기능까지 완벽한 밀랍으로 화장품 용기를 개발하게 되었다. 밀라비의 화장품 용기는 사용 후 바로 숲으로 돌아가도 전혀 해가 없고 무더운 여름날 흙에 심으면 스르륵 녹는다. 그리고 아름다운 밀랍 캔들이나 밀랍 랩으로 얼마든지 다시 태어날 수 있다. 꿀같이 달콤한 인생을 꿈꾸며(Miel, la vie) 밀랍으로 열심히 집을 짓던 꿀벌의 마음을 담아 내 인생의 브랜드는 Miellabee, 밀라비로 지었다.
